순천향대 부천병원의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병원과 유족이 사태 해결에 합의했지만 이를 지켜본 의사들은 우리나라의 성숙치 못한 의료분쟁 해결방식에 착잡함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병원과 유족이 4일 원만한 사태 해결에 합의했지만 의사들은 ‘로비농성’이라는 고질적 병패가 다시 재연되자 의료분쟁 해결방식을 선진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이네켄’이라는 네티즌은 미디어다음 토론방에 ‘의사가 본 부천 순천향병원 사건을 보며’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꽃다운 나이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여중생과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저도 의사이기에 앞서 딸이 있는 부모 된 입장에서 유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쓰리고 아플지 충분히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병원 로비에 시신을 두고 농성을 하는 것은 마음을 이해하지만 너무 심한 행동”이라며 “시신은 유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사망의 원인이 과실인지, 사고인지를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간 것이지 증거인멸을 위해 병원 측에서 빼앗아간 것은 아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그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아직 잘잘못이 가려지지 않은 병원과 의사들에게 무조건적인 돌팔매를 가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네티즌도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유가족도 원통한 면이 있겠지만 다른 환자들도 치료받는 병원 로비에 시체를 방치해두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유족이 병원의 과실을 확신하고 뒷받침할 증거가 있으면 병원에서 난동을 부릴 게 아니라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하거나 손해배상책임을 물어 소를 제기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병원의 대응태도를 질타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다.
‘byounghwan76’이란 네티즌은 “병원의 최초 대응이 잘못”이라면서 “수술중이라 자리를 비우지 못했겠지만 추후 중환자실로 환자를 옮기며 오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 사람을 섭섭하게 하고 그걸 일파만파의 분노로 바꾸는 건 작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