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가운데 10명중 7명은 응급실에서 폭언과 폭행 등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채 혼자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아 특별법 제정등을 통한 전공의 보호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최근 전국 8124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응급실내 폭언・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8일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629명 중 66.6%에 해당하는 419명이 폭언이나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 대상으로는 환자의 보호자가 70%로 가장 많았다.
행태별로는 위협적 행동이 47%(197명)로 가장 많았으며 욕설(45.6%), 신체적 구타(6.7%)가 뒤를 이었다.
폭력을 경험한 기간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한 달에 1~2회의 경험을 한다는 응답이 71%(297명)로 집계됐으며 1주일에 1~2회를 당한다는 전공의도 22%에 달했다.
특히 거의 매일 폭력에 시달린다는 응답자도 9명에 달해 충격을 더했다.
폭언이나 폭행 발생시 어떠한 조치를 하느냐는 질문에는 '병원내 경비인력이나 동료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응답이 많았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혼자서 대응 한다'고 답한 전공의도 다수를 차지했다.
대전협 이학승 회장은 "응급실은 응급 환자를 다루는 곳으로 언제나 위급한 순간이 발생되는 공간"이라며 "이러한 곳에서 폭력이 난무한다는 것은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환자 권리 강화는 물론 의료 공급자인 전공의들의 안전을 위해 응급실내 폭력 근절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에 응답한 전공의들도 법적 조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협의 조사결과 대다수의 응답자가 응급실 폭력사건의 해결방안으로 '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으며 이외에도 '병원내 CCTV를 작동시켜야한다', '경비인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대안을 제시하며 병원과 정부의 현실적인 대안을 요구했다.
대전협 이학승 회장은 "지난 16일 유시민 장관과의 면담에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전하고 응급실 폭력에 대한 특별가중처벌법 제정을 건의했다"며 "특별법 제정을 위해 국회에도 설문조사 내용을 알리고 응급실 폭력에 대한 대안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