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의 흡연이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실내흡연을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는 시민운동이 시작됐다.
지난 5월 초 ‘실내흡연 금지를 촉구하는 천안시민의 모임’을 시작한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유석 교수는 17일 “국내에서 한해에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암 사망자수가 700명에 달한다. 식당 등에서 남이 피운 담배연기로 인한 이러한 피해에 대하여 천안 시민들이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비흡연자가 별도로 흡연구역이 지정되어 있는 대형 식당의 비흡연 구역에서 두 시간 동안 식사를 하면 담배 2대를 피운 셈이 되고, 담배 연기가 자욱한 식당에서 2시간 동안 머물면 담배 4대를 피운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사실 간접흡연이 더 문제가 되는 곳은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작은 음식점들이다. 우리나라보다 흡연문화에 관대한 유럽과 미국, 홍콩 등 아시아의 선진국들은 이미 식당에서는 물론이고 술집에서조차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동네 어귀의 선술집에서 담배를 물고 맥주잔을 기울이는 것이 오랜 전통이었던 아일랜드에서도 지난 2004년도에 실내 전 지역이 금연구역으로 선포되었다.
처음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술집 주인들은 매상이 떨어진다고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환영이고, 손님도 더 늘어 이웃 나라로까지 이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 천안 YWCA, 기독교연합회, 호서대, 남서울대, 천안대 등에서 적극적인 동참을 선언했으며, 시민사회 단체들의 지지가 뜨겁다.
각 교회와 천안 오성중학교 학생 전원, 단국대 의대․간호대, 체육대 학생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하였으며, 단국대학교병원에 방문하는 내원객들도 병원 곳곳에서 금연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금연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정유석 교수가 운영하는 금연친구 홈페이지(www.xsmoke.net)에 접속한 후, 팝업창에 뜨는 온라인 서명을 이용하면 된다.
정 교수는 이러한 운동이 캠페인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오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각계 인사를 초청, 천안시보건소와 공동으로 간접흡연 금지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