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의료계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을 포용할 수 있는 의사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정부 정책과 제도의 합의과정에서 미숙한 의료계의 처세와 대처가 사회와의 단절을 발생시켰다는 지적이다.
메디칼타임즈 주최로 28일 오후 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간 4주년 특별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의료계가 급변하는 시대흐름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관료사회와 시민단체, 국민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좌장인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좌담회는 ‘의료계, 소통의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로 의약분업부터 백혈병 진료비 사태, 의료질 평가, 의료법 개정 등 2000년부터 현재까지 대두된 의·정·민 등의 대화단절 사례와 해법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먼저, 의협 의료법 비상대책위원회 우봉식 대변인은 “성모병원 사태는 ‘자율과 통제’로 불리는 현 의료제도의 총체적 문제점을 극단적으로 보여줬다”고 전하고 “문제는, 의사와 병원 모두 수익구조만을 운운했을 뿐 국민설득을 위한 논리가 부족했다는 것”이라며 현안 해결에 미흡한 의료계의 자세를 지적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상임위원은 “의약분업 사태시 중재역할을 한 시민단체도 국민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해느냐에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며 “의료계도 현재의 사태에 대한 감정적 대응보다 이성적인 판단에 기반한 논리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절실한 상태”라고 조언했다.
병원협회 정영호 대변인도 “의료기관 평가와 의료법 개정 등 밀어붙이기식 정부 정책도 문제이나 의료계가 제도 변화의 합의과정에서 견고하지 못했던 점도 문제를 파생시켰다”고 평가하고 “여러 직역으로 나뉘어진 의협과 병협 등 의사단체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로 정책과정에서 집약된 내부조율을 이끌어 내야 한다”며 의료계 내부의 단합을 주문했다.
건강보험공단 이평수 상임이사는 “현재 단절되어 있는 의료계의 소통을 위해서는 의사와 국민의 접점찾기가 관건”이라며 “수가문제와 예산지원 등에 국한된 시야를 벗어나 새로운 공급체계와 지불제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사립대병원장협의회 간사인 장세경 중앙대원장도 “그동안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 모두가 진취성과 유연성에 인색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단체장이 바뀌면 변하는 의사조직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기관과 단체의 합법적 로비를 위한 의료계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로비스트 양성화를 위한 의사조직의 적극적인 자세를 역설했다.
끝으로 좌장인 문옥륜 교수는 정리발언을 통해 “의료계가 현재 일고 있는 불신과 불확실성을 올바르게 인식해 정부와 보험자 입장에서 합리적인 방안도출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의사와 의사조직의 대표들도 국민과의 믿음과 신뢰 구축을 위한 내부역량 확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메디칼타임즈 창간기념으로 열린 이날 좌담회 내용은 7월 2일 창간 특집기사로 연속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