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은 과연 교육적으로 필요한 제도인가, 싼 임금의 의사 노동력인가?”
우리나라 인턴은 제도적 문제와 교육 주체의 부재 등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아산병원 김재중(교육수련부장) 교수는 29일 대한의학회가 주최한 ‘졸업후 의학교육 개선 심포지엄’에서 인턴 수련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재중 교수는 인턴제도의 문제는 교육 주체의 부재와 연결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인턴의 시작은 매년 3월 혹은 5월부터지만 레지던트 선발을 위한 인턴 성적의 합산은 10월까지”라면서 “이 때문에 레지던트 선발이 끝나는 12월 이후에는 교육과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교수는 “미국은 전공의 수련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고 부담 70%, 메디케이드 및 기타 민간의료보험을 통한 부담이 30%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각 수련병원에서 100% 부담하고 있다”며 “이는 자칫 잘못하면 전공의는 전문의에 비해 값싸게 많은 일을 시킬 수 있는 노동력으로 보게 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수는 인턴 수련이 순환 근무하는 과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또한 방치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결국 인턴 수련프로그램에 있어 교육 주체가 없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인턴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주문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의대 졸업생 전체가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에 들어가고, 인턴 과정은 단지 이를 위한 하나의 지나가야 할 관문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인턴 교육 프로그램이 의대 졸업후 기본적인 일차진료를 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제도적 개선을 하거나, 미국처럼 의대 졸업후 MD 자격을 주고 인턴 과정은 없지만 1~3년 레지던트 수련과정을 거쳐 USMLE 합격자에게 의사면허를 주는 것과 같은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생각하면 의대를 졸업하는 의사들 중 일정부분은 일차 진료를 담당하게 하는 수련 프로그램을 받아야 하며, 이는 전문의가 되기 위한 레지던트 프로그램과 별도로 시행되는 것이든지, 아니면 인턴 프로그램이라는 자체가 일차 진료의를 만드는 것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인턴 제도는 과연 교육적으로 필요한 제도인가, 아니면 레지던트 과정에 응시하기 위한 하나의 관문인가. 어쩌면 싼 임금의 의사 노동력인가”라고 되묻고 “이러한 질문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앞으로 인턴 제도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