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의료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해외 유수병원들과 환자 유치 경쟁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거듭 났다는 게 세브란스병원의 평가다.
세브란스병원은 5일 미국 시카고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로부터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박창일(사진) 병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JCI 인증은 환자들의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보장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표적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JCI는 미국 의료기관의 의료 수준을 평가하는 비영리법인 제이코(JCAHO)가 1994년 세운 국제기구이다.
제이코 인증은 미국 민간의료보험사가 특정 병원에 환자를 의뢰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할 때 최우선 요구조건으로 제시할 만큼 국제적 신뢰도와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평가는 시설과 환자의 만족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면서 의료의 질적 측면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달리 JCI는 약 처방 오류사고, 다른 부위 수술 사고와 같이 환자가 진료를 받는데 있어 의료사고를 당하지 않고 최대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의료진의 업무 수행절차가 타당한지 등 의료의 질을 추적 평가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병원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게 세브란스병원의 설명이다.
JCI 평가는 크게 환자진료부문 5개 분야, 병원관리부문 6개 분야로 모두 197개 핵심표준을 충족해야 하며, 각 표준별 구체적인 평가항목이 1033개에 달한다. 이 중 하나라도 표준에 미달할 경우 인증을 받을 수 없다.
일례로 응급환자가 입원했을 때 세브란스병원의 응급진료절차 내규에 따라 치료가 진행됐는지를 비교하면서 실제 시행여부를 확인하고 의무기록, 해당부서의 직원 및 환자 면담, 현장확인 등을 통해 심사한다.
이와 함께 내규는 관련부서의 직원들도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교육하고 적용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세브란스병원은 모든 부서의 팀원들이 내규 마련을 위한 회의를 거쳐 합의 과정을 거쳤고, 행정절차에 의해 병원 내규로 승인받는 절차를 밟았다.
JCI 평가는 1단계 컨설팅, 2단계 점검 및 조정, 3단계 평가단 현장 실사와 기준에 따른 점수 부여후 인정 여부 결정 과정을 따른다.
따라서 세브란스병원의 JCI 인증은 병원의 국제적 신뢰도를 제고하는 효과 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기관평가의 질을 높이는데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창일 병원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병원이라는 전통을 이어 국내 첫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인정받은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환자 안전보장체계와 진료서비스 수준에서 국제기관으로부터 공인받은 만큼 앞으로 더욱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2007년 7월 현재 JCI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23개국에서 125개다.
아시아권에서는 모두 65개 병원이 인증을 받았으며 이들은 싱가포르를 비롯해 그 나라를 대표하는 리더병원으로 알려졌고, 미국 의료기관의 95%가 자발적으로 JCAHO 인증을 받은 상태다.
박창일 병원장은 “우리는 세브란스병원의 자존심을 걸고 JCI 평가를받았으며 결국 인증을 받았다”면서 “앞으로 해외환자 유치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