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노조의 파업이 10일째를 맞고 있지만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영 손실이 조만간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최초로 JCI(미국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받은 지 10여일도 지나지 않아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연세의료원은 18일 오전 지훈상 의료원장과 조민근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이후 처음으로 대표자 교섭에 들어갔지만 결국 결렬됐다.
이날 대표자 교섭에서도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노조는 유니온 숍 내지 에이전시 숍 도입, 간호등급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 조정, 다인실 확충 등을 요구했고, 의료원은 임금협상 이외에 인사 및 경영권 침해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여기에다 최근 이랜드 사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부곽되고 있어 협상 타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임금인상폭에 대해서는 전혀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의료원의 설명이다.
파업이 9일째를 맞으면서 병원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날 병상가동률은 파업 이전의 35.6% 수준으로 추락했고, 수술은 평소 160여건에서 64건으로 낮아졌다. 심혈관수술은 3건에 불과했다.
의료원은 파업 첫날이던 지난 10일 평소 대비 외래환자가 65%, 병상가동률이 72.3%, 수술이 63%라고 밝히면서 이로 인한 손실이 10억여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고, 진료실적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누적 경영손실이 100억원대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연세의료원 노조는 파업 10일째인 19일 지훈상 의료원장과 조민근 노조위원장간 단독 면담을 제안했지만 협상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타협점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세브란스병원의 모교수는 “세브란스 새병원을 건립한지 겨우 2년 밖에 되지 않았고, JCI 인증으로 새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 이런 사태를 맞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특히 상당수 교수들이 노조의 파업을 비난하고 있어 파국이 장기화될 경우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사태 해결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