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윤리지침은 의사들의 행위선택시 정당한 행위의 기준을 제시하는 등 유용성이 있지만 , 한편으로는 오류 가능성과 함께 실정법과의 충돌 및 내용이 추상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의사들은 윤리지침에 무관심하고 행위 판단시 이를 적용하지 않는 등 구속성도 미약하다는 주장이다.
연세대 유호종(철학) 교수는 6일 열릴 예정이던 '의사윤리지침의 내용과 실천방안' 심포지엄에 앞서 공개한 ‘의사윤리지침의 유용성, 한계성, 구속성’이란 자료를 통해 “의사윤리지침(지침)이 의사들에게 정당한 행위의 기준을 제공해 행위 선택과 타의사의 행위평가, 기존의사나 의대생에 대한 윤리교육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만 한계성과 구속성에서 일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지침은 98년부터 외국의 의사윤리규약 검토, 국내의사 윤리 관련 사례검토, 다른 전문직의 직업윤리 지침 및 검토 등의 과정을 거쳐 제정(2001년 11월15일)됐지만, 이런 점들만으로는 지침이 합당하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침은 많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대부분이 합당하다고 해도 그 중 몇개 항목은 잘못됐을 수도 있는 등 오류 가능성은 당연한 것이고, 다른 나라 윤리규약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침이 제시하는 기준이 실정법과 충돌할 수 있다며 흔하지는 않지만, 지침 22조(진료거부의 인정)와 61조(뇌사의 죽음 인정) 는 실정법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사례를 들었다.
유 교수는 지침이 도덕적으로 합당하다고 해도 실정법에 위배되는 한 그 실정법이 주는 폐해가 매우 크거나, 그 전체 법체계가 잘못된 상황에서만 정당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교수는 지침의 일부 내용이 추상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적용하려 할 때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상성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큰 중요성을 갖거나 논란이 되는 검사나 시술, 연구 등에 대해서는 지침과는 별개로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 교수는 또 특정한 분야나 지역, 직위에 있는 의사들에게 주로 문제가 되는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는 그 의사들을 대표하는 각각의 의사단체들이 더 구체적인 지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내과의 윤리지침' '전공의 윤리지침' '일차진료기관 윤리지침'등을 사례로 꼽았다.
유 교수는 이와 함께 우리나라 의사들은 지침에 무관심하고 행위 판단시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이를 무시해도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고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유 교수는 이런 내용을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 주최로 6일 오후 5시부터 가톨릭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열릴 예정인 '의사윤리지침의 내용과 실천방안'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하기로 했으나 심포지엄은 5일 내부 사정으로 무기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