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사 등 일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4천만원 이상의 건보료를 체납하고도 해외여행을 즐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17일 열린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우리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고소득 전문직종에서 건보료 체납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특히 이들 중 일부는 건보료 체납상태서 외유를 즐기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의사, 약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건보료 체납액은 지난 2004년 47억원에서, 2005년 56억원, 2006년 71억원, 그리고 올해 7월 현재 92억여원 수준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들 체납자의 상당수는 건보료를 수백, 혹은 수천만원씩 밀린 상태에서 많게는 43회에 이르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소득 건보료 체납자 중 2006~2007년 7월사이 한번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총 1077명. 직업별로는 건축사가 393명(36.4%)으로 가장 많았으며 △의사가 176명(16.3%) △한의사 84명(7.8%) △약사 49명(4.5%) 등으로 조사됐다.
정 의원은 이날 최다 출입국자와 최다금액 체납자의 실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먼저 최다 출입국자는 월 보수 300만원 수준으로 신고된 약사 B씨. B씨의 경우, 170여만원의 건보료를 체납한 상태서 2006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43차례나 해외 나들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다금액 체납자인 한의사 J씨(월 소득 400만원)는 건강보험료 6천7백만원을 체납하고 최근 1년 반동안 총 14차례 외국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2천2백만원의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는 의사인 B씨의 경우 해외출입은 2번에 불과하지만, 월 수익이 6200만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로 지적됐다.
정화원 의원은 "이 같은 상황은 부도덕한 우리사회 지도층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해서는 공단차원에서 특단의 징수대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