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은 29일 "공정위가 적발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해당 제약사들이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며 "공정위가 울고 싶은 애를 때린 격이 됐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아침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제약사 대표들이 언젠가는 그만둬야 하는데 공정위가 이번 조사를 해줘 이를 계기로 제대로 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권오승 위원장은 "이번 공정위 조사는 상당히 오래 조사한 것이고 또 사업자가 많아 이제 6개와 4개 사업자들이 무엇을 위법한지 어디까지 잘못 되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끝냈다"고 말하고 "이 부분을 확실히 정리해야 과징금 계산도 나오고 검찰 고발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며 시민단체가 제기하는 처벌수위와 검찰고발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권오승 위원장은 "이를 위해 이번주 전원회의를 가질 예정인데 언론들이 이미 결정된 것처럼 잘못 보도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10가지를 잘못했다고 하는데 조사해 보니까 1~2가지는 반드시 잘못이라고 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입장도 있어 과징금 규모나 시정명령 등에 대한 재심의를 통해 구체적인 판단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17개 제약사 중 상위 제약사 10개로 국한된 결과발표와 관련, 권 위원장은 "매출액 기준으로 상위업체를 보면 안되니까 중위그룹에서 샘플을 구했는데 이를 두고 불만이 제기되는 것 같다"고 전하고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해 왔는데 지금 와서 잘못이라고 하면 어떡하느냐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업체의 입장을 이해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권오승 위원장은 그러나 "제약사 대표들은 이번 공정위 조사에 부정적인 사고만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제약사들은 '울고 싶은 애 뺨 때린 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이번 조사로 이제는 정말로 제대로 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인식했다고 들었다"고 말해 공정위 결과발표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임을 내비쳤다.
제약사와 연관된 의료계에 대해 권 위원장은 "제약사의 입장에서는 병원과 약국, 도매상 등 상대가 있는데 제약사만 문제를 삼느냐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제도의 문제인지, 사건이나 정책의 문제인지 면밀한 심의를 거쳐 과징금 부과가 아닌 제도적으로 제약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 접근하고 필요하다면 병원쪽도 조사할 수 있다"며 제약사의 단순한 과징금 발표가 아닌 대형병원으로 조사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끝으로 권오승 위원장은 "10개 제약사에 대한 부차적인 정리는 작업이 조금 더 필요해 이번주 구체적인 판단을 하고 결론을 내리려 한다"며 "이번 조사는 앞으로 경쟁 활성화가 필요한 제약산업 분야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년간 집중적으로 거래구조와 행태를 조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10개 제약사에 대한 전원회의를 거쳐 2일 공식 브리핑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