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약사들이 병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병원약사 차등수가제를 본격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병원약사회 손인자 회장(사진, 서울대병원 약제부장)은 지난 3일 추계학술대회장인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개국약사에 비해 힘든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병원약사들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수가 신설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날 손인자 회장은 “지난해말 완료된 ‘병원 약사인력의 법적 기준 개선 및 수가제도 설계 연구’ 보고서를 국회와 복지부, 병원협회 등에 전달해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현재 국회와 정부는 문제인식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이며 병협도 병원약사의 중요성을 수가개발로 연결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상태”라고 언급했다.
손인자 회장은 “의약분업 이후 원내 약국이 사라지면서 병원약사의 업무는 조제 중심에서 임상지원과 복약지도, 임상시험 등 교육과 연구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따라서 병원약사 인력기준을 ‘조제수’에서 ‘입원 환자수’로 바꿔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부합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며 병원약사 확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례로, 손 회장은 “병원약사가 신장질환 입원환자의 복약설명 등을 위해 전체 일과시간의 절반 이상을 투입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보상책이 전혀 없는게 현실”이라며 “조제료와 약품관리료, 미비한 입원수가로 규정된 현 수가체계는 돈보다 환자를 중시하는 병원약사들의 의지를 희석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수가신설에 위해서는 정부와 함께 병원들의 결심이 필요하나 인력확충에 따른 재정적 부담감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하고 “정부가 환자 치료의 효율성을 배가시키길 원한다면 병원약사 확대로 필요한 비용의 70% 정도를 차등수가제로 부담해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경영적 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수가방안을 주문했다.
손인자 회장은 “많은 대학병원에서 병원약사가 고생하고 있으나 해준 게 없어 미안하다는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국약사보다 낮은 보수와 야간업무와 일직 등 삶의 질 저하로 병원약사 대부분이 너무나 지쳐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해 열악한 근무환경과 이직율이 무관하지 않음을 내비쳤다.
손 회장은 “간호차등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병원들이 병원약사 수가신설은 공감하나 인력확충에 따른 비용부담에 난감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달하고 “병원약사 구하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나 수가차등제는 병원과 병원약사 모두에게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병원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병원약사회는 국회와 복지부의 설득작업을 통해 내년 상반기 중 의원입법으로 ‘병원약사 수가제도 개선안’(가칭)을 도출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관련 기관 및 단체와 지속적인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