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응급실 당직 등 과중한 업무로 인해 비만과 간질환 등을 앓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경희의대 가정의학교실 이수연 연구팀은 최근 전공의 203명을 대상으로 수련기간 중 건강상태의 추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6일 연구팀에 따르면 대학병원에서 수련중인 대다수 전공의들은 3년간의 수련기간중에 비만이 생기고 혈압이 높아지는 등 건강이 나빠지고 있었다.
조사결과 수련시작전 비만으로 판정된 전공의들은 전체 전공의의 18.2%에 불과했으나 3년간의 수련후에는 26.6%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남자 전공의들은 수련전 23.7%에 불과하던 비만 인구가 32.3%로 크게 늘어나 여자 전공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혈압과 간기능 검사에서도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는 단 한명도 고혈압이 의심되는 전공의가 없었지만 3년간의 수련을 받은 전공의 중에는 7.4%(10명)에 해당하는 전공의들이 높은 혈압수치를 나타냈다.
또한 간기능 검사에서도 3년전과 비교해 AST이상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주로 알콜성지방간에서 AST비율이 증가하는 것을 본다면 이는 전공의들의 음주행태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진료과목 계열별로도 특이한 차이점이 발견됐다. 내과 계열 전공의들은 주로 평균 BMI가 증가하며 비만환자가 늘어난 반명 외과계열 전공의들은 간기능에 이상이 생긴 전공의들이 늘어난 것.
이번 연구를 분석한 이수연 전공의는 "내과계에는 여성의 비중이 높고 외과계에는 남성의 비중이 높아 이러한 차이점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이처럼 전공의들이 수련기간 중 건강상태에 이상을 보이는 것은 과도한 업무와 그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음주와 흡연 등이 주원인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수연 전공의는 "대다수 전공의들은 응급실 당직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며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을 지속하고 있어 건강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로서 건강관리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