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들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소의 지시로 흉부 방사선을 판독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다."
대한공중보건의협의회가 일선 보건소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맡겨야 할 흉부방사선 판독을 비용절감을 위해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공중보건의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21일 지적하고 나섰다.
대공협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공보의들은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려 하지만 보건소 공무원들의 강압으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판독을 해야한다"며 "이제는 일반의에 의한 흉부 방사선 판독이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된다"고 문제제기에 나선 취지를 밝혔다.
대공협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전국 대부분의 보건소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미 관행화된 것으로 문제의식조차 갖지 않고 있지만 향후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
특히 판독오류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보건소 측에서는 판독을 한 공보의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이에 따른 공보의들의 피해 사례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의료법 위반은 아니다. 다만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판독했을 경우 공단에 청구하면 지급되는 전문판독료를 일반의로 있는 공보의의 판독에도 청구함으로써 건강보험법 위반 소지가 높다.
또한 대공협은 공보의가 실시하는 간접촬영의 경우 식약청에서 이미 지난해에 사용 중지 및 자제를 권고했지만 상당수 보건소에서 비용 절감을 이유로 여전히 사용중인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간접촬영은 피폭량이 860밀리렘으로 WHO의 1년 최대 허용량 100밀리렘을 크게 초과하며 직접촬영에 비해 화질이 떨어져 판독 오류의 위험이 높다.
대공협 이현관 회장은 "비전문의에 의한 흉부방사선 필름 판독은 결국 국민 건강권을 훼손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책임소재가 불명확해 이와 관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며 "국민건강보험법의 건강검진실시기준에도 위배되는 것이므로 이를 시정하고자 전국 보건소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홍보를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공공의료확충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실제 필요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본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