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병원에 이어 전남대병원 지역암센터가 조만간 개원한다. 또 내년 이후 국립대병원 지역암센터들이 속속 문을 열 예정이어서 암환자 수도권 집중현상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전남대병원은 내달 3일 전남지역 암센터를 개원한다.
전남대병원 지역암센터는 보건복지부가 2004년부터 시작한 지역암센터 지정 사업에서 선정된 3곳 가운데 하나다.
화순전남대병원에 들어선 지역암센터는 국비, 지방비, 자체 사업비를 포함해 250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PET-CT와 선형가속기, 감마 나이프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지역암센터 김영진 소장은 27일 “암센터가 개원하면 암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조기 발견사업, 예방 및 홍보 등 전반적인 사업을 주관할 방침”이라면서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학술교류, 백신클러스터사업단과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소장은 “그동안 암 치료를 받기 위해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시간적, 경제적 낭비를 하는 안타까운 사례를 종종 봐왔다”며 “암 예방, 진료, 연구까지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갖춰 서울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심평원이 공개한 ‘2006년 전국 병원별 6대 암 수술현황’ 자료에 따르면 화순전남대병원은 전 분야에서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과 함께 5대 암전문병원에 포함될 정도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3월 개원한 경상대병원 지역암센터도 개원 이후 암환자들이 늘어나는 등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경상대병원 관계자는 “지역암센터를 개원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정확한 통계가 나온 건 아니지만 개원 이후 암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암센터 시설을 본 환자들 사이에서 무조건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상경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내년 전북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이 지역암센터를 개원하면 수도권 대형병원과의 전선이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개원한 암센터의 경우 서울 대형병원 못지않은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과 달리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지역암센터는 무엇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진료시스템, 질병 중심 센터화를 지향해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스템이 정착되면 수도권 환자 집중현상도 둔화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반면 지역암센터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상대병원 관계자는 “정부와 자치단체 지원을 받아 지역암센터를 개원했지만 의료장비가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센터가 안정될 때까지 정부의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식대 급여화 등 건강보험 보장성이 꾸준히 강화되면서 장기재원 암환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마땅히 이들을 전원할 호스피스병동도 태부족한 실정이어서 암환자 진료전달체계를 정비하는 것 역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