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봇수술 바람을 타고 앞다퉈 다빈치를 도입했던 대학병원들이 이제는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이는 로봇수술센터를 설립한 대학병원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더이상 다빈치 도입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최근 로봇수술 50례 돌파 기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6일 센터측에 따르면 이날 자리에서 병원 관계자들은 타 로봇수술센터보다 빠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의 실적을 분석하고 기존 수술법과 로봇수술에 대한 비교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또한 향후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를 차별화하는 방안과 이를 통해 병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복안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오갔다.
이같은 실적 발표는 비단 안암병원만의 얘기가 아니다. 세브란스병원과 아산병원 등 각 병원들은 각 로봇센터의 실적과 차별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환자 모으기에 노력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최근 450례 시술 돌파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으며 서울아산병원은 시술건수보다는 시술자의 능력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각 병원들이 다빈치 도입을 홍보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실적과 시술 의료진을 홍보하고 나선 것은 더이상 다빈치를 구비했다는 것 만으로는 차별성을 가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다빈치가 희소성을 가지고 있을 때는 로봇수술을 시행한다는 사실만으로 타 병원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도입을 확정지으면서 차별성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빈치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확정지은 대학병원은 세브란스병원을 비롯, 고대안암병원, 서울아산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성심병원, 경북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10여곳에 이른다.
더욱이 내년 초 완공을 앞둔 삼성암센터와 서울성모병원도 다빈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전국에 걸친 로봇수술의 확산이 각 병원들을 무한경쟁체제로 몰고 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각 병원들이 서둘러 타 병원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로봇수술센터 관계자는 "다빈치를 도입했다는 사실보다는 시술하는 교수들이 외국에서 많은 시술을 경험한 베테랑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홍보하고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시술자의 능력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홍보전략이 효과적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센터 관계자는 "우리 대학 로봇수술센터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독보적이고 뛰어난 수술실적을 자랑하고 있다"며 "과거 사례가 없었던 정도로 세계 의학사에 새로운 수술법과 수술기록을 남기고 있는 만큼 경쟁력은 걱정할 것이 없다"고 전했다.
오동주 고려대 의무부총장은 "우리 로봇수술센터는 의료원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센터"라며 "센터 전문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 국내 로봇수술을 선도하는 센터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