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동대문병원이 목동병원으로 흡수통합된다는 소식에 이화의료원 의료진들이 술렁이고 있다.
11일 이대동대문병원 의료진들은 "이미 소식을 접한 환자들의 외래 방문이 급격히 줄고 있으며 일부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동대문병원 A교수는 "만성질환자 등 장기 내원환자들에게 조만간 목동병원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목동으로 예약을 한다는 점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며 "상당수 환자들이 이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환자인데 목동으로 옮겨 간다는 소식에 난감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라리 의료원 측에서 공식적인 발표를 해주면 설명하기 좀더 편해질텐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 설명이 더욱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의료진 내부갈등 우려"
일부 의료진 중에는 목동으로 옮겼을 때의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동대문병원 B교수는 "오랫동안 진료해온 병원을 옮겨야 한다는 생각에 착잡하다"며 "특히 목동병원으로 이동했을 때 교수실 사용문제 등이 우선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동대문병원과 목동병원 의료진들은 출신 대학으로 각각 나뉘는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같은 병원 식구들이지만 사실 내부갈등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의료진 요양병원으로 이동 가능성 제기
특히 의료진들은 흡수 통합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진의 인사이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목동병원의 규모가 한정돼 있다보니 일부 의료진을 제3의 의료기관으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화의료원 한 관계자는 "파주나 마곡지역에 제3의 병원 건립설도 있지만 이는 시간이 꽤 소요되므로 2010년 신정동에 건립될 예정인 서울시 노인전문요양병원과의 연계를 통해 의료진이 이동, 진료하는 등의 방안이 더욱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귀뜀했다.
실제로 서울시청 관계자는 "아직 협의중인 단계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지만 현재 신정동 노인전문요양병원과 연계할 의료기관 모집에 이대목동병원만이 접수한 상태라는 점을 미뤄볼때 목동병원의 선정이 유력한 상황.
또 다른 의료원 관계자는 "제3의 병원이든, 요양병원이든 교수들의 불협화음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의료원 측이 이같은 문제를 정리하다보니 공식적인 발표가 늦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