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보수가 인상안 거부와 의료개혁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한의사협회가 요양기관강제지정 등 건강보험제도 거부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초강수를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7일 전국시도의사회에 보낸 '정부의 의료수가조정안 및 의약분업에 대한 인식도 조사'란 대회원 설문조사서에서 "현행 건강보험제도의 거부를 위해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일반 수가를 적용하여 진료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시도의사회에 따르면 의협은 향후 투쟁 계획과 관련해 보다 확실한 회원들의 의견 수렴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가능한 많은 회원의 의견을 수렴해 24일 열리는 시도의사회장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설문에서 의협은 정부가 제시한 수가인상률에 대한 의견, 수가인상 거부방안, 의약분업 개선방식, 건강보험제도 거부투쟁 동참 여부, 2월 집회 및 투쟁 참여 여부 등을 묻고 있다.
이 가운데 수가인상 거부방안으로 ▲병·의원을 방문하는 환자에게 인상분(200원)을 되돌려주면서 수가조정의 불합리성을 홍보하거나 ▲병·의원에 저금통을 설치해 환자진료시마다 인상분에 해당하는 비용을 적립하거나 ▲병·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진료비중 인상분을 일괄 공제받아 각각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를 돕는데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의협은 현행 건강보험제도(요양기관강제지정제 등)의 거부를 위해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일반수가를 적용해 진료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며 회원들에게 동참 여부를 물었다. 호응도가 높을 경우 의사들의 건강보험제도 집단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의협 권용진 사회참여 이사는 “이번 설문조사는 대다수 회원이 수가인상분을 거부하는데 동의하는 분위기지만, 방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어 수가인상분 거부 여부 뿐 아니라 거부했을 때의 세부적인 투쟁 방안까지 의견을 물어 결정하겠다는 취지”라며 “이번 설문조사를 토대로 오는 24일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 최종 투쟁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