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기계 의약품에서 강세를 보이는 보령제약의 원동력은 의사들과 강력한 네트워크 형성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령제약 김광호 대표(사진)는 17일 오후 열린 ‘신년 경영계획 간담회’에서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전문의약품에서 보령이 성장할 수 있는 힘은 의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30년간 순환기계 영업맨으로 통하는 김광호 대표는 이날 “의료 마케팅은 의사를 잡고 싶어도 잡을 수도 없고 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이라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직 MR의 교육훈련을 통해 핵심 약제군 의료진과 신뢰를 통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광호 대표는 “네트워킹을 구성한다는 것은 거창한 의미가 아니라 학회와 개원의 등 주요 그룹과 모임을 형성하고 의사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보령이 순환기계 의약품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이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에 있기 때문”이라며 순환기계 제품군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실제로 보령의 주요 약제군은 고혈압제 ‘시나롱’을 선두로 항혈증제 ‘아스트릭스’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출시될 항불안제 ‘부스파’와 고혈압제 ‘모노프릴’ 그리고 2010년 출시를 목표로 한 고혈압 신약 ‘피마살탄’ 등 순환기계가 매출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 발표로 재편되고 있는 국내 영업 전략과 관련, 그는 “보령은 이미 3년전부터 투명성에 기초한 영업을 시작해 의사들을 설득해가고 있다”면서 “연구자료 중심으로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마케팅을 펼쳐 의사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평가된다”며 발빠른 선진 영업으로 공정위의 높은 파고를 넘어섰음을 내비쳤다.
제약계 무기명 기탁 실효성 '의문'
김 대표는 제약협회의 ‘지정기탁제’ 논의에 대해 “의학회와 의학원을 통해 지원액을 무기명으로 기탁하는 형식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원학회 지정도 없이 무기명으로 한다면 과연 제약사들이 기탁을 많이 하겠느냐”고 말해 공정위에 의해 대두되는 무기명 기탁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광호 대표는 “의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한 보령에게 지정기탁제가 달갑지는 않지만 다른 제약사도 불리한 조건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제하고 “리베이트로 파생된 만큼 투명성을 지니고 영업을 하고 있는 보령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자리 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올해 제약계는 약가 적정화 등 약제비 절감책으로 어느해보다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보령은 지난해 진행한 워크아웃과 M&A, 지주회사 설립 등 경영계획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령제약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약 2500억원으로 설정하고 ‘사람과 조직 경쟁력 강화’ 경영방침 아래 2010년 보령그룹 1조원 목표 달성을 공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