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TV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엉뚱하게 그 불똥이 개원가로 튀고 있다.
연일 TV나 라디오, 신문 등에서는 한방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소재의 프로그램이나 기사 등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
23일 방송가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방송3사는 경쟁적으로 건강정보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으며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과 새로운 건강정보에 대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또한 이를 검증할 만한 전문가도 한의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한방에 대한 일방적인 환상을 가지도록 언론매체가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허준'에 이어 최고의 시청율을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대장금'도 최근 한방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 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한의학에 대한 환상을 심어줄 우려가 크다는 견해가 무게를 얻고 있다.
한 방송국 관계자에 따르면 방송에서 한방이 주류를 이루는데는 일반 의학정보가 딱딱하고 평이하게 느껴지지만 한의학은 그 소재가 역사를 담고 있고 한의사가 출연, 해당 치료법의 유래 등을 구성지게 설명하면 재미는 배가 된다는 것.
그러나 의료계는 방송사가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추구하는 최근의 경향에 부흥함에 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개원가에 따르면 한방 치료를 받고 나서야 내원한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1차의료 시장을 한의학에 잠식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서초구의 L모 내과의원은 "한방을 소재로 한 TV프로그램의 영향력으로 한방치료를 받다가 내원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며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이 단지 재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올바른 치료에 대한 인식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잠실 K산부인과는 "한방에서 처방받은 약재를 복용하고 있다는 산모에게 태아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어 약 성분을 물어봤더니 본인이 먹는 약인데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한방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이전에 과학적 임상기전을 규명하는 작업이 선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의료계 인사는 "요새와 같이 언론에서 한방예찬론이 대두되는 것은 TV를 맹신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잘못된 환상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이 문제를 좌시한다면 의료계로서는 1차의료를 잠식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한방에 대한 과학적인 치료기전 규명작업 없이 일방적인 환상을 심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현대인으로서 정보를 과학적으로 검증, 취사선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한의학은 이번 호기를 통해 한약처방의 우수경험방을 수집, 책자를 발간하고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우수성 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대한한의학회(회장 박동석)는 최근 국립의료원 간호대학 9층 대강당에서 ‘감기 치료와 예방, 한의학으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 "한의학은 감기를 치료·예방하는 측면에서 양방보다 우수한 효과가 있다”며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