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채 자살한 어느 지방 병원장의 음독은 전체 의료계가 아픔을 공감한 굵직한 사건이었다.
지난 6월 24일 충북 음성 성모병원에서 일어난 이 안타까운 사건은 병원 이사장인 故오동성 원장이 적자누적과 급여체불 등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음독, 이사장실에서 신음중인 것을 병원 직원이 발견해 천안순천향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경찰조사 결과, 오 원장은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병원이 폐쇄되는 것을 막기위해 전임 이사진으로 부터 적자상태인 병원을 인수, 사채를 쓰면서까지 버텨보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빚독촉에 대한 심리적 압박은 더욱 오원장을 괴롭혔고 한 때 노조와의 갈등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유족들의 전언이다.
잇단 병원의 도산으로 중소병원의 경영난이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은 의료계가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는 계기가 됐었다.
의료계는 현행 의료보험제도가 병원장이 자살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며 정부는 병원경영난을 근원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대책을 앞당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故오동성 원장의 빈소에는 오 원장의 질녀와 약혼한 가수 유승준을 취재하려는 기자들로 북적였으나 정작 오 원장이 음독할 수 밖에 없었던 의료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외면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