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협, 약사회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1석 공천장을 두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단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데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당선권으로 보이는 26번 이내에서 의약계에 배정될 몫도 1석이 될까 말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는 이런 점 때문에 타 단체 후보의 추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실제 최근 의사협회 주수호 회장은 약사회 원희목 회장의 비례대표 추천장 사인 요청을 거절했다.
의사협회에서도 비례대표 출마 희망자가 많은 상황에서 섣불리 사인했다가 오히려 의료계 인사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의약분업 이후 사사건건 대립각세우고 반목하고 있는 상황이라 회원들의 정서도 반영됐다.
의-병협 사이에도 이런 상황이 재연됐다.
병원협회는 14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김재정 전 의협회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해달라는 의사협회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병원협회 역시 회원 가운데서도 비례대표 출마 희망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 참석자는 "실제 병원계 안에서도 비례대표 출마 희망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다가 의협과 병협은 서로 가는 길도 다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 열린 중소병원협의회 이사회에서도 같은 얘기들이 오갔다.
백성길 부회장은 "의료인의 국회 진출을 적극 도와야 하겠지만 의사협회나 약사회나 우리를 도와준 것이 뭐냐"며 "무엇보다 병원협회 회원을 최우선으로 추천하고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는 남자와 여자를 거의 동수로 추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남성일 경우 최소한 15번 이내에 들어야 당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의약단체간 물고 물리기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에 어떤 변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