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5일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도덕성 논란과 관련, "이번 청문회에서 너무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후폭풍도 있어서 이대로 장관에 임명되면 보건복지부에 가서 영이 설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장관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함께 일하는 보건복지부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이렇게 돼서 과연 이분이 직원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여서 열심히 일하게 만들까 하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 전 장관은 김 내정자가 일반약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슈퍼에서 사게 하겠다고 말한데 대해서는 "이런 문제를 청문회 단계에서 확실하게 말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청문회에선 부임하고 나서 따져 하겠다고 신중하게 답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은 경제부처에서 계속 요구하던 문제고, 보건 분야 내에서도 여러 다른 의견이 있다. 이것이 필요한 측면도 있고, 또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어서 오래 논의만 했지 집행은 못하고 있었다"며 "이런 정책적 사안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아무리 합리적인 대책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해관계자에 의해 너무 강하게 거부당할 땐 집행을 못한다"고 강조했다.
신율 진행자가 복지와 보건은 독립된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좀 다르긴 하지만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울타리가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보건복지부장관은)꼭 사회복지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재정운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으면 할 수 있다. 그러나 보건 쪽은 여러 전문직업 집단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그걸 잘 정해진 토대나 이론적 기초 위에서 조정하고 절충해서 당면한 문제를 풀어갈 능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명박 대통령이 김 내정자의 내정을 철회할 가능성에 대해 "내 경우에도 반대가 심했는데 노무현 대통령께서 일을 잘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셔서 밀어붙이셨다"며 "이명박 대통령께서 그런 확신이 있으시다면 밀어붙이실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