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16개 시도의사회장협의회가 지난 주말 회의에서 의협은 정치단체가 아니라며 통합민주당 공심위 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경철 정책이사의 이사직 사퇴를 권고하기로 결의한 사실이 늦게 확인됐다.
시도의사회장협의회 김홍양 회장(경상남도의사회장)은 10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시도의사회장단은 박 이사가 개인자격으로 민주당 활동을 해야 한다는데 중지를 모으고 이사직 사퇴를 권고하는 입장을 주수호 회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경철 이사의 민주당 공심위 활동을 둘러싼 의협 내부의 논란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윤창겸 경기도의사회장은 "박 이사의 활동이 좋은 일이긴 하지만 마치 의협이 민주당 쪽에 가 있는 것처럼 보이면 안된다"며 "일단은 사표를 내고 나중에 다시 들어오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시도의사회장단이 이처럼 박경철 이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데는 한나라당 쪽의 불만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홍양 회장은 "의협 정책이사 타이틀을 달고 민주당 활동을 하고 있는데 대해 한나당이 좋아하지 않는다"며 "실제 한나라당 의원 쪽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강남구의사회 김영진 회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의협의 대변인을 맡았고, 이사를 맡았던 인사가 야당에 참여한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의협 임원을 사퇴하고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의협은 "박 이사의 활동은 의협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며, 그런 이유로 의협에서 활동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며 "특히, 공심위에서 일하는 것은 의료계의 정서 및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의료계로서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는 이날 회의에서 현안과 관련, 집행부의 분발을 촉구하는 성명을 12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연말정산 문제, 성분명처방 저지, 선택분업 추진, 당연지정제 폐지 등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해서 대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추진을 촉구키로 했다.
김홍양 회장은 "선거도 좋지만 이외에도 할 일이 많다. 의협의 추진 의지가 부족한 사안을 지적하고 촉구하기로 했다"며 "주수호 회장의 추진력을 기대했으나 지금까지 그런 노력이 부족해 회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광역시의사회 홍승원 회장은 "시도회장들이 지적한 사항은 회원들이 바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지금 상태로 놔두게 되면 의협은 퇴보를 면치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