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 정치적으로는 부패와 타락이, 사회적으로는 혼란과 갈등으로 점철된 한 해였습니다.
의료계 또한 정부가 만든 사회주의식 건강보험제도와 엉터리 조제위임제도(의약분업)로 인해 유사 이래 최대의 시련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에 출범한 의협 집행부는 의사를 노예로 만들고, 전국 8만 의사회원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썩어빠진 의료제도를 새 것으로 갈아엎기 위해 ‘틀을 바꾸자’는 화두를 내세워 의권쟁취에 매진해 왔습니다.
존경하는 전국 8만 회원 여러분!
정부는 아직도 의사를 일개 의료봉급쟁이로 만들어 정부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사회주의 의료제도를 획책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작년에 우리가 사전에 봉쇄시킨 DRG(포괄수가제) 강제시행방침이며, 의사의 손과 발을 꽁꽁 묶고 있는 엉터리 조제위임제도와 사회주의 건강보험제도이며, 또한 언제 시행될지 모르는 진료비 총액계약제입니다.
건강보험과 의약분업 등 우리나라 보건의료를 지탱하고 있는 이 썩은 두 개의 기둥을 새 것으로 교체하지 않고서는, 또한 아직도 꿈틀대고 있는 사회주의 의료제도의 싹을 사전에 잘라버리지 못한다면, 이 땅에 살아가는 의사는 일개 의료봉급쟁이로 전락할 수 밖에 없으며 또한 의사노예의 사슬을 영원히 끊어 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DRG 전면시행 방침을 계기로 다시 하나로 뭉쳤으며, 작년 부산광역시의사회의 촛불집회 이후 뜨겁고 강력한 투쟁의 불길이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의 연쇄집회로 번져 활활 불살라 올랐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전국 8만 회원 여러분!
이제 우리의 자존심과 의권을 되살리기 위한 성스러운 의권투쟁의 대장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선배와 동료, 그리고 사랑스런 후배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의권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강력히 단결해야 할 것입니다.
2004년 4월에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있습니다.
2월 여의도 전국의사 궐기대회에서 대한의사협회 8만 회원이 대동단결하여 ‘국민을 털고 의사를 죽이는’ 엉터리 조제위임제도와 사회주의 건강보험제도의 틀을 확 바꾸어 나갑시다.
갑신년 새해에는 의사의 정당한 처방권을 되찾아 땅에 떨어진 우리 8만 의사의 자존심을 당당히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총력 투쟁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