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전국적으로 모자협약을 체결하는 병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학병원의 인지도에 기대 전공의 수급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중소형병원들이 증가하면서 빗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메디칼타임즈가 3일 모자협약 체결병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몇년간 협약을 체결한 병원의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현재 전국에서 모자협약을 체결한 병원은 모병원 36개소를 포함, 총 168개소로 이는 지난 1995년 84개소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모자병원 체결이 활발해진 것은 중소병원의 전공의 수급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수련병원으로 지정받는 것 보다는 자병원으로 흡수돼 전공의를 모집하고 배정받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병원에 배치돼 파견수련을 받는 전공의들의 정원수는 인턴을 기준으로 지난 1995년 278명에서 2008년 980명으로 300% 이상 증가했다.
레지던트 1년차의 경우 1995년 57명에 불과했던 것이 2008년에는 564명으로 10배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었다.
이에 대해 병협 관계자는 "인지도가 낮은 병원의 경우 단독으로 전공의를 모집하는 것 보다는 모병원의 인지도를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렇듯 모자협약이 활발해지자 이에 걸맞는 수련환경 개선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파견수련을 받는 전공의들을 위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전협 변형규 회장은 "모자병원 제도는 분명 전공의 수련에 득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이는 수련의 질이 보장된다는 전제가 있었을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현재 자병원의 형태로 전공의를 받고 있는 일부 수련병원은 지도전문의 수를 부풀리는 등 편법으로 전공의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며 "교육을 위한 인적인프라 등 수련의 질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훈 전국수련교육자협의회장은 "모자협약으로 전공의가 파견되는 수련병원들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해가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있는만큼 수련의 질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