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보라매병원(병원장 정희원)이 380병상 규모의 신관을 개원함에 따라 총 900병상의 대학병원급 대형병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러나 병원 노조는 다인실 부족 등으로 시민이 찾기 어려운 시립병원이 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보라매병원은 18일 오세훈 서울시장, 성상철 서울대병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 병원 개원식을 가졌다.
새 병원은 입원병상 380병상, 수술실 17실, 신생아실 16병상, 중환자실 61병상 등을 갖추고 있으며,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특수검사부 등의 진료부와 공여제대혈은행, 성체줄기세포치료센터, 뇌졸중센터가 들어섰다.
또한 병원 안의 병원 개념을 도입한 관절ㆍ척추전문병원은 척추, 엉덩이관절, 무릎관절, 어깨관절, 수부 및 족부 분야 전문 진료를 하게 되며, 접수부터 검사, 진료 및 치료까지 한곳에서 가능한 ONE STOP 시스템을 도입했다.
당일 수술과 퇴원이 가능한 Day Surgery도 구축해 보다 편리한 진료체계를 마련했다는 게 병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새 병원은 환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병동은 침상 높낮이 조정이 간편한 전동침대를 도입,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병원내 각종 안내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 안내 시스템과 디지털 간판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입원 및 내원환자의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치료를 돕기 위해 병원계 처음으로 4곳의 치유정원을 만들었으며, 1층에 전자피아노를 설치해 365일 아름다운 선율을 환자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보라매병원은 "이번 새 병원 개원을 통해 서남권 거점병원의 역할을 확대ㆍ모색함으로써 지역간 병상 불균형을 해소하고, 시민들에게 포괄적이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원 보라매병원장은 “보건과 의료·복지를 통합한 공공의료기관의 새로운 모델로서 다른 시립병원을 선도하고, 아시아 최고 시립병원을 지향하는 시민만족형ㆍ경영자립형 시립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보라매병원은 이날 모든 시민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은 'Best for Most' 뉴비전 실천을 결의하기도 했다.
보라매병원은 "올해 말부터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에 착수해 공사가 끝나는 2010년에는 총 1천병상급으로 변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노조는 보라매병원이 시립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했다며 개원식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신관은 시립병원의 모습이라기보다는 민간병원이 문을 연 듯 어디를 찾아봐도 공공성은 없다"고 질타했다.
과거에는 전체 병상의 80%를 다인실로 운영했지만 새 병원의 경우 서울대병원보다 넒은 특실과 1인실, 2인실, 4인실 중심으로 문을 열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이미 신관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다인실 부족으로 인해 5인실에 있었던 환자들이 4인실로 옮겨가면서 추가병실료를 부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관에 설치된 CCTV도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노조는 "신관에 108대의 CCTV를 설치해 각 검사파트는 물론 병실 복도, 병원 구석구석을 찍고 있다"면서 "도난방지와 치료 목적이라는 게 병원의 입장이지만 인권 침해와 환자, 보호자를 예비 범법자 취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노조는 "보라매병원의 일부 진료과는 본인이 선택할 수 없도록 100% 선택진료를 해 환자의 의지와 상관 없이 선택진료비를 내야하는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