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먼지 진드기와 바퀴벌레가 사람들의 피부 장벽을 약화시켜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토피 환자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이승헌교수(피부과)는 최근 집먼지 진드기와 바퀴벌레 등에서 유래한 알레르겐이 피부의 장벽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내용을 국제 피부과학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피부의 장벽 기능이 손상되어 있는 부위에 집먼지진드기와 바퀴벌레 알레르기 물질이 접촉하면 피부장벽의 회복이 현저히 억제된다고 한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의 정상피부에 셀로판테이프를 수차례 반복하여 붙여 피부장벽을 인위적으로 손상시킨 뒤 집먼지진드기 유래물질을 도포했을 때 3시간 뒤 아무것도 도포하지 않은 피부는 약 46.3%의 회복을 나타내는데 비하여 진드기 유래물질을 도포한 피부는 겨우 28.4%의 회복만을 나타냈다.
또, 바퀴벌레의 경우 무모생쥐의 피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무모 생쥐의 피부 장벽을 손상시킨 후 3시간 뒤에 정상 피부는 약 72.5%의 회복을 나타내는 데 비하여 바퀴벌레 유래 물질을 도포한 피부는 약 58.7%의 회복만을 나타냈다.
이승헌 교수는 “문제는 피부장벽이 손상된 피부를 통해 집먼지진드기와 바퀴벌레의 알레르기 물질이 들어오면 피부장벽 기능의 회복이 늦어지고, 회복이 덜 된 피부로 이들 알레르기 물질이 다시 침입하는 일종의 악순환이 나타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런 현상은 아토피와 같은 피부염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이 교수는 생활 속에서 우선 피부장벽 기능 손상 및 악화를 피하기 위해 자주 보습제를 발라 피부를 보강하고, 바퀴벌레 및 집먼지 진드기 퇴치를 위한 적극적인 생활 환경개선을 제안했다.
이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과거에는 단순 면역질환으로 알았던 아토피가 최근에는 피부장벽기능 이상에 의해서 아토피가 생긴다는 이론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연구결과"라면서 "아토피 치료는 피부장벽 기능의 강화나 알레르겐의 제거, 피부장벽기능 회복을 저해하는 물질의 활동을 억제하는 저해제 등이 주 치료법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