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의 치료율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병합치료에 기반을 둔 진료과간 연계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립암센터 정승용 대장암센터장(사진, 외과 전문의)은 21일 암센터에서 열린 제2회 국제심포지엄(주제:국소 진행성 직장암의 병합치료) 기자간담회에서 “대부분 병원들이 환자중심의 병합치료가 아닌 직장암 수술 후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어 부작용 발생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의 대장암 수술건수(01년 5월~08년 6월)는 총 5310례로 이중 복강경술은 2005년 3월까지 68례에 불과했으나 이후 1187례로 최근 전체건수의 95%가 3년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승용 센터장은 “대장암센터가 개원시부터 지금까지 해당 진료과간 환자중심 개념을 도입해 병합치료를 실시한 결과 국소재발률을 6.8%로 낮췄다”면서 “이같은 수치는 10% 미만일 경우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국제적 통념에 부합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직장암 초기는 수술치료를 하고 있으나 2기 이상은 항암과 방사선 치료 후 수술하는 병합치료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전하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이 수술을 먼저 하고 치료를 하고 있어 국소재발률 등 부작용이 높은 상황”이라며 수술 중심 현 진료패턴을 꼬집었다.
암센터 대장암센터의 경우, 직장암 치료시 혈액종양내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외과 등 3개과가 매주 컨퍼런스를 통해 의료진 모두가 치료효과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접근법으로 대표적인 센터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정승용 센터장은 “이미 외국의 다기관 연구에서 병합치료가 항암제 치료와 항문 괄약근의 보존율을 높인다는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며 “2기 이상 중증환자에서 무조건 수술이 아닌 항암제와 방사선치료를 우선 실시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로봇장비 18대, 열풍 과도하다"
그는 로봇수술 열풍과 관련, “현재까지 도입된 로봇수술 장비는 총 18대로 새로운 수익모델로 각광받고 있으나 과도한 경향이 있다”고 전제하고 “하반기 암센터에 도입될 대장암 복강경술 로봇 장비를 통해 비용대비 효과에 대한 타당성 검증작업을 실시하겠다”며 신의료장비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로봇수술에 대한 모니터링을 예고했다.
병합치료 시스템의 경영문제인 수가적용에 대해 정 센터장은 “항암제와 방사선 시술시 1개만 급여를 인정하는 말도 안되는 수가정책에서 치료율을 높은 신약은 사용할 수 없다”며 대장센터 책임자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수가체계의 한계를 개탄했다.
정승용 센터장은 다만, “새로운 신약과 첨단 시술을 통해 생존기간을 5~10% 연장시키는 부분과 이로 인해 환자나 가족들이 부담해야 하는 수 천 만원의 치료비용 중 무엇이 이상적인가에 대한 고민을 정부와 의사 모두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국립기관 대장암 책임자로서 느끼는 외과의로서의 고충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로봇 대장술의 권위자인 프라사드 교수(미국 일리노이의대)와 직장암 미세술 대가인 호세 길렘 교수(미국 메모리얼 케터링 암센터), 재발암 수술 전문가인 아카수 박사(일본 국립암센터) 등의 최신지견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