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과 선생들과 협진을 하다보면 힘든 점도 없지 않지만 혼자 진료할 때보다 환자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고, 무엇보다 더 향상된 치료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화순전남대병원 폐암식도종양클리닉(부장 호흡기내과 김영철 교수)이 실질적인 환자 중심 진료체계를 정착시켜가고 있다.
화순병원 폐암식도종양클리닉은 매주 화요일 오전과 목요일 점심 식사시간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협진회의를 갖는다.
회의에는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의료진이 모두 참석하며, 전담 간호사, 외래 검사실 간호사, 병동 수간호사 등도 자리를 같이 한다. 필요에 따라 정신과, 신경외과 등의 교수들도 들어온다.
이들 의료진은 협진회의에서 입원 또는 외래 환자의 상태와 각종 검사 데이터를 보면서 치료계획을 조율하고, 환자별로 맞춤형 치료방침을 결정한다.
특히 목요일 협진회의에서는 통합진료를 시도할 때도 적지 않다.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의 의료진이 한자리에서 폐암환자를 동시에 진료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통합진료시스템은 미국의 일부 대형암센터와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등에서만 일부 시행될 정도다.
김영철 교수는 “여러 과 의료진이 다 함께 협진회의, 통합진료를 하면 내가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어 진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여러 과 의료진이 치료방향을 조율해 결정하기 때문에 더욱 안심할 수 있고, 여러 날에 걸쳐 여러 과를 전전해야 하는 불편과 시간 낭비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순병원 폐암식도종양클리닉의 다학제적 진료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화순병원 폐암식도종양클리닉은 내, 외과가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외래진료를 보고, 32병동은 아예 내, 외과 환자 구분 없이 병동을 공유하고 있다.
여러 과 의료진이 참여하는 협진시스템은 당연히 시간도 더 투자해야 하고, 견해가 충돌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진료수가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김영철 교수는 “나 혼자 진료하고, 혼자 판단할 수도 있지만 협진을 하면 더 좋은 치료성적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래서 협진을 하고 나면 뿌듯하다”고 밝혔다.
협진시스템이 정착하면서 폐암환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4년 4월 개원 이래 3년간 폐암 환자는 모두 4만 293명에 이른다. 이중 외래환자는 2004년 6109명에서 2005년 1만 1908명, 2006년 1만 4788명으로 증가했다.
광주, 전남지역 외의 지역 환자들도 소문을 듣고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게 화순병원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의료가 전문화되다보니 다른 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최선의 치료방침을 정하기 위해서는 협진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모든 폐암환자들의 검사결과, 병기, 치료 경과 등의 정보도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교수는 “한 환자를 위해 여러 과 의료진들이 동시에 통합진료를 하더라도 수가를 인정되지 않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