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때문에 환자 죽일 셈이냐" vs "해준다 약속했는데 왜 이러나"
환자단체와 노바티스, 공단간 수년간의 논쟁을 일으켰던 글리벡 파동이 재현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만성호산구성 백혈병과 만성골수성질환 등 5개 질환에 글리벡 약값을 100/100 급여로 결정하자 백혈병환우회가 당장 철회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미 급여적용을 위해 노바티스와 약가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환우회가 이처럼 행동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혈병환우회는 21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100/100급여정책을 비판하고 5개 질환에 대한 급여지원을 요구했다.
환우회는 성명서를 통해 "글리벡 약값은 현재 1캡슐당 2만345원으로 1년동안 복용했을 경우 그 금액이 6000만원에 이른다"며 "왠만한 부자가 아니고서야 이만한 약값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본인부담금이 10%에 불과한 만성골수성백혈병과 GIST,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외에도 만성호산구성백혈병과 과호산구성증후군, 만성골수단핵구성백혈병, 만성골수성질환, 기성 피부섬유육종 등에 글리벡이 효과가 있는데 이 5개 질환들만 100/100급여로 결정한 것은 불평등한 처사라는 것.
환우회는 "이 5개 질병에 글리벡이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미국 FDA와 식약청 등을 통해 검증된 사항"이라며 "그럼에도 약값의 100%를 환자에게 부담시킨 저의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보재정 부담이 많다는 늘상적인 이유도 전혀 타당성이 없다"며 "지난해 이 5개 질환의 전체 환자는 20명에 불과하며 건보 부담금액도 5억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5억원도 안되는 건보재정을 아끼려 환자들에게 약값의 100%를 부담시키는 것은 환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반윤리적인 행위라는 것이 환우회의 주장.
환우회는 "고평가된 의약품의 약가를 인하해 환자들의 보장성을 확대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며 의무"라며 "건보재정이 부족해 약값을 100% 부담시켜야 한다는 변병은 이러한 의무를 방기한 직무유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루 빨리 고시를 개정해 5개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생존에 대한 희망을 주어야 한다"며 "또한 건보 보장성을 확대해 비급여 약제로 고통받는 희귀, 중증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미 급여적용을 환우회에게 약속한 바 있으며 이를 위해 노바티스와 약가협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부를 도와 제약사를 압박해줘야 할 환우회가 오히려 정부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복지부 보험약제과 관계자는 "최근에 글리벡의 효능이 추가로 확인돼 이에 대한 급여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결국 환우회가 요구한 5개 질환도 급여로 전환하기로 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현재 정부는 회사와 약가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며 이같은 사안은 환우회도 알고 있다"며 "약값을 낮추기 위해 정부를 돕지는 못할 망정 한달을 못참고 정부를 공격하고 있으니 의욕이 생기겠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