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대교수가 1여년간 여성 전공의들에게 성추행을 자행해 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소속 전공의들의 집단 민원으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자 해당 의대에서는 인사위원회가 열렸으며 대전협은 형사고발을 추진하고 나서 사태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에 따르면 대구 K대병원 A교수는 최근 1년전부터 상습적으로 여성 전공의들에게 심한 성희롱적 발언을 일삼았으며 술자리에서 포옹과 키스를 하며 성추행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협 관계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면담과 자체조사 결과 해당 과 소속 여성 전공의 대다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하지만 수련시 받을 불이익을 우려해 외부에 밝히는 것을 꺼려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전공의 중 한명이 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일부 전공의들이 대전협 등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사건이 점점 수면위로 부상하게 된 것.
더욱이 이 교수가 기혼 여성 전공의에게까지 성추행을 자행하자 여성 전공의들이 크게 반발하며 사실을 학교 등 외부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협 변형규 회장은 "전공의들에 대한 언어적·물리적 폭행은 이미 도를 넘고 있으며 교수나 상급 년차 전공의가 지위를 이용, 성적 모멸감을 주는 행동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자의 치료가 이뤄지는 신성한 병원에서 성추행 등의 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이러한 사건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이번 주중에 해당 교수를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비록 해당 대학이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자체징계만으로는 경종을 울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현재 의료법에도 병원 내 폭력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이하의 벌금형이 명시돼 있지만 실제적으로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며 "전공의 처우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고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최근 J병원과 S병원 사건 등으로 전공의폭행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현재 여성 전공의에 대한 성추행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전공의 처우 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