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진출한 일부 국내 의료기관들이 최근 의료사고 공방으로 한차례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베트남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한국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40대 중반의 남성이 사망한 원인이 의료기관의 부적절한 진료 때문이라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한국계 의료기관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망한 남성은 베트남 한인회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던 인물이었던 탓에 그 파장이 더욱 컸다.
이번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평소 건강하게 보였던 그 남성은 현지 의료기관 2~3곳을 다니며 부정맥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 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진료를 받은 지 얼마되지 않아 그가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베트남 현지 한인회 회원들은 한인회 잡지에 이번 사례와 함께 '한국 의료진들의 자격 검증을 해야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올리는 등 한국계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결국 이같은 소식은 좁은 교민사회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 소식을 접한 한국 교민들이 한국계 의료기관을 멀리하고 프랑스계 혹은 싱가폴계 의료기관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 한 의료진은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의료기관들이 현지 교포를 대상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사건은 현지 의료기관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의료진의 소견으로 해당 환자는 부정맥으로 수술 등이 불가능한 상태로 약 처방만 한 것은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인데 진료의 적절성 여부는 뒤로한채 의료사고 공방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심초음파기기 등 고가의 장비를 베트남에 가져가려면 베트남 정부에 거액의 관세를 지급하는 등 어려운 통관절차를 거쳐야한다"며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의 정밀검사기기를 베트남 현지 의료기관에는 설치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교민들도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