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역량보다 저평가된 한림대의료원의 브랜드 네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위대한 기관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겠다”
5개 종합병원, 총 3200병상을 거느린 한림대의료원의 수장 자리에 이혜란 전 부의료원장 겸 강동성심병원장이 올랐다.
37년 한림대의료원 역사상 첫 여성 의료원장이며, 이대의료원을 제외하면 여성 의료원장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혜란 신임 한림대의료원장은 28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화’를 첫 번째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세계화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면서 “최고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충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한림대의료원의 브랜드 네임이 역량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자신한다”면서 “앞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위대한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란 의료원장은 지난 10여년간 의료원의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아 온 살림꾼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1978년 연세의대를 졸업한 후 중앙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에서 면역학과 알레르기학을 연수했다.
한림대의료원에서 약사위원장, 감염관리실장, CS․QI위원장, 강동성심병원 기획실장 및 진료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폭넓은 실무 경험을 쌓았다.
특히 강동성심병원장 취임 1년만에 오랜 숙원이던 두경부암센터 건립 문제를 매듭짓고, 한림대의료원이 최근 몇 년간 야심차게 추진해 온 국제교류 사업을 최선두에서 지휘했다.
한림대의료원은 2002년 미국 컬럼비아대와의 협약을 시작으로 컬럼비아와 코넬대의 모체병원인 뉴욕-프레스비테리안병원(NYPH), 일본 나가사키대, 나고야시립대, 동해대, 베트남 호치민대 등 세계 유수 대학들과 교류해왔다.
이 의료원장은 이러한 국제교류 사업의 총괄을 맡아 해외교류의 폭을 더욱 넓히고, 교류 대학과의 학술심포지엄을 한층 활성화시켰다.
이와 함께 오백년 역사와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스웨덴의 명문 웁살라대학과 오는 10월 서울에서 대규모 공동학술대회를개최하는데도 앞장서 성사시켰다.
이 의료원장은 소아 알레르기성 질환과 호흡기학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여성 의료원장이 취임한 것은 한편으로는 파격이긴 하지만 실력을 인정받은 상태여서 이번 인사가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여성 의료인으로 살아오면서 사회적 편견이나 통념에 부딪혀 오해가 생겨도 매사에 직설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오히려 나의 부족함을 메우려 더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이 의료원장은 의료원이 5개 병원의 집합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통합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강동성심병원의 두경부암센터, 한강성심병원의 화상센터 등 경쟁력이 높은 센터를 한림대의료원의 브랜드화해 나가겠다는 구상도 피력했다.
이어 그는 “세계화시대에 국내 순위는 의미가 없고, 국내에서 1등, 2등이면 뭐하느냐”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하며 꿈을 크게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림대는 이혜란 의료원장과 함께 의무부총장과 일부 병원장 인사도 단행했다.
한림대는 의무부총장에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전문가인 김용선(미생물학과) 교수를, 강동성심병원장에 박찬흔(외과) 교수를, 한강성심병원장에 장호근(정형외과) 교수를, 춘천성심병원장에 이상곤(비뇨기과) 교수를 임명했다.
이병철(신경과) 성심병원장과 이근영(산부인과) 강남성심병원장은 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