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의 비만관리 약사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의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이 의협에 공개 사과하고 프로그램을 중단을 약속했지만 일선 의사들은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한 채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개원의는 28일 "의협 홈페이지 '플라자'와 의사 전용 커뮤니티사이트 등에 대웅제약을 성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의협에 사과하고 프로그램을 중단한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며 이번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주장이 많다"고 전했다. 불매운동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가 이처럼 쉽게 봉합되지 않고 있는 데는 대웅제약의 친 약사 전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의약분업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2000년에는 전문약국 활성화 명분으로 '대웅팜'이라는 잡지를 펴내 의사들의 미움을 샀다.
2004년에도 제약협회가 구성한 '일반약 활성화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성토 대상이 되는 등 전력이 있어 이를 곱지 않은 눈길로 봤던 의사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급속히 결집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개원의는 "대웅제약의 잘못은 이번 한번만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실수로 보인지 않는다며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협회 상임이사회의에서도 일부 이사들이 이런 주장을 펼치며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수호 회장은 "28일 상임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이 대웅제약이 수차례 문제를 일으킨 만큼 이번엔 쉽게 넘어가면 안된다는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대웅제약은 의사협회와 협의를 통해 쓸 만한 카드는 다 썼지만 의사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매우 당황하는 눈치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이 의사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잘 수습될 것으로 보였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