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진료복귀로 일단락 된것으로 보였던 전공의 성추행 논란이 대전협의 지적과 병원측의 반박이 이어지며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대전협과 경북대총장과의 면담에서도 확인됐듯 계속되는 대화와 공방속에서도 성과물은 나오지 않은 채 팽팽한 입장차만 확인하고 있어 과연 이 지리한 공방이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대해 의료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심의 거부는 책임회피" vs "근거 없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정승진)은 24일 자문 변호사의 자문내용을 바탕으로 K교수의 징계절차가 법적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문결과 교육공무원법에 의해 최종 징계처분에 대한 권한이 총장에게 있음에도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관련법에는 국립대학 총장이 위원회의 징계절차가 잘못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상급기관의 징계위원회에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며 "하지만 노동일 총장은 규정상 징계위의 결정을 따를수 밖에 없다는 변명으로 재심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공무원징계령에 따라 국립대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에 설치되는 특별징계위원회에서 징계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교내 인사위를 통해 징계를 결정한 것은 위법으로 볼수 있다는 것이 대전협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학측의 의견은 다소 다르다. 대전협의 주장한 법률에도 나와있듯 징계절차가 잘못됐다는 근거가 있어야 재심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북대학 관계자는 "성추행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K교수에게 내릴 수 있는 징계사유는 교수로서 지켜야할 품의를 훼손시켰다는 것뿐"이라며 "근거가 없는데 어떻게 인사위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결국 성추행 사실을 심의하지 않았음으로 징계결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대전협의 의견과 성추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미약한 상황에서 이를 재심의할 수 없다는 경북대의 주장이 또 다시 맞붙은 것.
소모적 공방 지속 "관리기관이 정리해야"
사실 이같은 공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전협은 인사위의 징계결정이 발표되는 순간부터 이같은 주장을 지속해왔고 대학측은 같은 내용으로 반박해왔다.
최근 성사된 대전협과 경북대 총장의 면담에서도 이같은 의견차는 확연했다. 성추행 부분을 다시 검토해 재심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재심의는 힘들다는 의견만 오간채 면담은 성과를 남기지 못했었다.
이에 따라 결국 이번 사건의 정리를 위해서는 복지부나 병협 등 관리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양측의 주장과 관련 사실, 현재 상황 등을 종합해 이들간의 소모적인 공방을 정리하고 그에 맞는 대안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A대병원 수련교육부장은 "사실 내용을 살펴보면 대전협과 경북대 양측 모두 각자의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루빨리 이 소모적인 공방을 끝내고 수련환경 개선 등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의 공방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은 복지부나 병협 등 관리기관의 개입 뿐"이라며 "결국 이들 기관들이 아니면 누가 사건의 실타래를 풀어갈 수 있겠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