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대 임상시험센터장인 요한 칼버그 교수가 7일 국가임상시험사업단(단장 서울의대 신상구) 개소식 참석차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요한 칼버그 교수는 세계 임상시험 현황을 웹 뉴스레터 형태로 발행하는 ‘크리니컬 트라이얼 매그니파이어(Clinical Trial Magnifier)’ 발행인이기도 하다.
칼버그 교수는 “임상시험은 질과 함께 환자 수가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보면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인도가 최상의 조건이고, 다음이 한국”이라면서 “핵심이 되는 다국가임상을 보면 일본은 국내임상에 치중하는 반면 한국은 다국가임상을 많이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임상시험센터 측면에서 아시아에서 첫 번째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어 그는 “임상시험은 국제적 가이드라인에 따르고 있고, 미 FDA도 한국의 임상시험의 질이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칼버그 교수는 아시아권에서 한국의 임상시험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지난해부터 임상시험이 크게 증가했으며, 성장 잠재력이 크다”면서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인프라가 가장 좋은 국가이며, 이미 선진국 수준”이라고 추켜세웠다.
싱가폴의 경우 임상시험의 역사에서 앞서 인프라가 한국보다 우위지만 인구가 적어 성장에 한계가 있으며, 홍콩 역시 인구나 의대 수 등에서 불리한 위치하는 게 칼버그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일본은 문화와 영어 장벽 등으로 인해 다국가임상에 대한 관심이 낮고, 비용 측면에서도 미국보다 비싼 한계가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일본 연구자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칼버그 교수는 한국이 임상시험의 강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초기임상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3상 임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1~2상 초기임상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쪽으로 옮겨가야 한다”면서 “초기임상은 연구방법 개발이 가능하고, 학술적 가치가 높아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제약사와 임상시험기관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이 창구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은 서울의대 의생명과학관에서 이장무 서울대총장, 윤여표 식약청장, 김법완 보건산업진흥원장 등 2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가졌다.
개소식에 이어 열린 기념특강에서는 서울의대 방영주 교수와 홍콩대 칼버그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은 지난해 보건복지가족주 지정 사업단으로 12월 출범한 이후 지역임상시험센터 선정과 임상시험 전문인력양성, 임상시험 신기술 개발 지원 등 우리나라 임상시험 전반에 걸친 인프라를 구축해 왔으며, 해외 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임상연구 홍보와 R&D 투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