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에 취약한 한국인 유전자형이 확인됐다.
한림대 성심병원 신경과 김윤중 교수는 한국인의 파킨슨병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형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것들 가운데 가장 위험도가 높은 유전형을 확인하고, 최근 열린 제1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김윤중 교수팀은 374명의 파킨슨병 환자와 345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전자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LRRK2 유전자의 G2385R 다형성이 일반인의 경우 3.8%에서 나타난 데 비해 파킨슨 환자의 경우 10.7%를 차지했다.
그동안 파킨슨병의 유전적 위험인자로 제시되었던 많은 유전자가 있었지만 LRRK2 G2385R만큼 위험도(3배)가 큰 유전자는 없었다.
또한 김윤중 교수팀은 50세 이전에 발병한 파킨슨병 환자들을 검사한 결과 12.5%에서 파킨슨병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인 여섯 종류의 단일유전자 돌연변이를 확인했다.
파킨슨병 환자 중 유전적 원인에 의해 발병된다고 추정되는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15%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유전보다는 노화나 각종 독소 등 환경적 요인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전적인 요인을 주시해야하는 이유는 돌연변이 유전자뿐만 아니라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환경적인 요인에 대해 더 취약한 체질의 유전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감수성 유전자’ 혹은 ‘유전적 위험인자’라고 한다. 마치 담배를 피우면 무조건 폐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증가하는 것처럼, 감수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이 증가할 수 있다.
이번에 확인된 LRRK2유전자 G2385R 다형성의 경우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 동양인에서는 파킨슨병 발병의 가능성을 높이는데 서양인이나 동남아시아인, 인도인 등에서는 파킨슨병 발병과 무관하다고 알려져 있다.
김윤중 교수는 “인종이나 국가마다 유전자 연구도 상이한 결과를 보일 수 있으므로 파킨슨병 유발 유전자와 유전적 위험인자에 대한 국내 고유의 통계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