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로부터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 의학자’로 뽑힌 바 있는 서울아산병원 김종성(신경과) 교수가 전세계 의학자들이 보는 신경과학 교과서를 발간해 화제다.
국내 뇌졸중 권위자로 알려진 김종성 교수는 이달 중순 ‘뇌혈관 동맥경화(Intracranial Atherosclerosis)’ 신경과학 교과서를 발간했다.
이 책은 뇌혈관 속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으며, 김 교수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 분야 교과서를 펴낸 것으로 알려졌다.
뇌졸중은 발생 부위에 따라 뇌 속 혈관의 뇌졸중, 목을 지나는 경동맥에서 발생되는 두개강외 뇌졸중으로 나뉘는데 세계적으로 경동맥 뇌졸중에 관한 교과서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발간됐다.
그러나 머릿속 혈관에서 발생되는 뇌졸중에 관한 교과서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과거 MRI나 뇌혈관 초음파 같은 첨단 장비가 없던 시절에는 뇌 속의 혈관이 설령 어떻게 되었다 하더라도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이 없었기 때문에 전세계 신경과학자들이 뇌혈관의 문제로 인한 뇌졸중에 관심이 없었다.
또한 우리나라와 달리 서양인의 뇌졸중은 대부분 뇌혈관의 문제가 아니라 목을 지나가는 경동맥이 좁아져 발생하기 때문에 뇌 속 혈관의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동양인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은 경동맥 보다 뇌 속 혈관의 원인으로 발생되는 비율이 2~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종성 교수는 “이 책에는 뇌혈관 뇌졸중의 세계 분포와 발병 기전, 진단 기술과 치료 등 모든 것을 수록해 전 세계 뇌졸중 의사들의 연구와 진료의 지침서로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까지 서양이 의학을 주도해오면서 자연스럽게 뇌졸중 연구가 경동맥 중심으로 이뤄져 왔지만 서양에서도 뇌 속 혈관으로 인한 뇌졸중 비중이 높아지면서 미국 등 서구 의학자들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김 교수는 2년간 출판을 준비해 전체적인 집필과 에디터를 주도했고, 미국 하버드 대학의 원로 석학인 캐플란(Louis R. Caplan)과 홍콩대학의 세계적인 석학 왕(Lawrence Wong)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석학들이 자신이 에디터가 아닌 집필자로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과학서적 발간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고 콧대가 세다는 저명한 의학출판사 ‘Wiley Blackwell’이 먼저 이 책의 출간을 제안해 한국 의학의 위상을 높였다.
이 책은 초판 발간과 동시에 전량 매진돼 현재 김 교수 본인도 책을 손에 넣을 수 없는 상태다.
한편 김종성 교수는 지금까지 총 190편의 SCI 논문을 발간해 2002년 의사협회로부터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 의학자’에 뽑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