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사가 진료도중 환자를 폭행해 환자와 가족이 해당 의사를 경찰에 고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북 영천에서 농사를 짓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왼쪽 갈비뼈 8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하모(65)씨.
경찰에 따르면 하씨는 영천의 한 병원에 입원했지만 좀처럼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지난 14일 대구영남대학교의료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황당한 폭행사건은 22일 하씨가 일반병실로 옮겨진 직후 벌어졌다.
가래를 제거하기 위해 하씨 코에 고무호스를 주입하려던 레지던트 김모(25)씨는 하씨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거부하자 “XXX야 이것도 못참아”라고 소리치며 하씨의 얼굴과 가슴 등에 무차별 폭행을 퍼부었던 것.
의사에게 폭행을 당한 하씨는 코피가 터지고 얼굴 등에 퍼런 멍이 드는 부상을 입어야 했다.
당시 폭행 장면은 하씨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가족들에 목격됐고, 이후 가족들의 항의에 김씨는 자필경위서를 제출하고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병원관계자는 “가래를 제때 걸러내지 않아 폐렴이 생기면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김씨가 이 때문에 몸부림치는 환자를 무리하게 제압해 호스를 주입하려다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병원은 김씨의 모든 진료행위를 중단시켰으며 현재 징계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들어보면 당시 사건 장소에 간호사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환자를 폭행한 의사를 뜯어 말린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환자 가족은 고소장에 첨부하기 위해 병원측에 진단서 발부를 요청했지만 병원측이 절차상의 문제를 드는 등 석연치 않은 이유를 내세워 진단서 재발부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4일 오후 경찰서로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메디칼타임즈 제휴사/대구CBS 김세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