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의 수장으로서 내과 및 의학회와 합의한 사항은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아과가 소아청소년과로 개명된지 한참이지만 아직도 학회는 소아과학회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또한 일선 대학병원에서는 16-18세 환자들이 내원할 경우 소아청소년과로 보내야 하는지, 내과로 보내야 하는지 혼선을 빚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편함을 익히 알고 있는 학회측에서는 왜 이같은 사안들을 좌시하고 있는 것일까.
대한소아과학회 김창휘 이사장(순천향의대)은 24일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장에서 이러한 이유를 묻는 <메디칼타임즈>의 질문에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라는 답변을 내놨다.
개명당시 학회명칭을 고수하고 치료연령을 명시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내용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사람이 화장실 갈때와 나올때 태도가 달라져서야 되겠느냐"며 "특히 학회의 수장으로서 주고받은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10년후, 20년 후 의학회, 내과학회와 다시 합의를 하게돼 이름을 바꾼다면 모를까 그 전에는 학회명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차기 이사장에게도 이같은 사실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회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학회가 치료연령 등 가이드라인을 명시하지 않아 청소년환자들을 진료하는데 불편함이 따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선에서는 고등학생 환자가 내원했을 경우 소아청소년과로 배정하는 대학병원과 내과로 배정하는 대학병원이 나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이같은 혼선을 학회가 바로잡지는 않겠다고 못박았다. 일선 교수들도 학회원으로서 약속을 지키는데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창휘 이사장은 "그러한 혼선과 불편이 있는 것을 잘알고 있다"며 "하지만 학회가 직접 나서서 그같은 일을 정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회원들도 학회의 이같은 입장을 이해하고 수용해주길 바란다"며 "신의를 지키는 학회의 모습은 향후 학회의 발전에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