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을 복용하면 기억력과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희 한의대 김호철(본초학교실) 교수와 한방병원 황의완(한방신경정신과) 교수, 동서신의학병원 김종우 교수팀은 다른 질환 없이 주관적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정상인 중년 남녀 118명을 대상으로 한약복합물 ‘HT008-1’을 투여했다.
연구팀은 이중맹검에 의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기억력과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5일 발표했다.
‘HT008-1’은 동의보감의 치매, 중풍문에 있는 한약재 200여종을 선발해 뇌세포 보호에 관한 수년간의 실험실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인정되어 선택된 인삼, 자오가, 중국당귀 및 황금을 일정비로 배합한 한약 복합물이다.
임상시험은 주관적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대상자를 위약군과 시험군 2군으로 나눠 8주간 한약물을 복용케 하고, 복용전과 복용 후 청각기억과 작업기억을 측정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 주관적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지만 복용전 기억점수가 높았던 그룹에서는 기억력 점수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복용전 기억점수가 낮은 그룹 중 시험군에서는 8주간의 복용 후 기억력 점수 중 일부가 최대 2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삶의 질을 측정한 결과는 위약군보다 시험군에서 복용 전 기억점수에 상관없이 높았다.
김호철 교수는 “건망증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건망증에서의 기억저하도 일상생활에서 불편감을 가져오고, 혹 치매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 이번 임상시험에 사용된 한약물이 이런 불편감과 불안감을 감소시켜 중년 이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사업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약리생화학행동학회지(Pharmacology, Biochemistry and Behavior)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