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들이 공공의료기관의 특성을 배제한 채 흑자경영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주수호 회장은 14일 오전 센트럴시티 크리스탈홀에서 열린 공공의학회(이사장 유병욱) 추계학술대회 축사를 통해 "공공의료기관 의료진이 적자로 인해 문책을 받는 구시대적 발상을 해소하는데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수호 회장은 얼마 전 가진 모 도지사와의 오찬 내용을 소개하면서 "도지사가 해당지역 의료원의 적자를 고민하며 의협에 해결방안을 물은 적이 있다"면서 "이에 공공의료기관이 흑자를 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답했다"며 지자체장이 지닌 의료 개념의 괴리성을 지적했다.
주 회장은 이어 "공공의료를 민간의료와 똑같은 잣대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공공의료인들이 의료기관에서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여건마련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민적 요구가 증가해 건강을 당연한 권리와 권한으로 인식하고 있어 의료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2만불, 3만불 시대를 앞둔 현 상황에서 70년대 보험제도가 유지될 수 있을지 심각한 고민을 갖고 있다"며 당연지정제와 계약방식 대전환을 추진 중인 의협의 의지를 내비쳤다.
주수호 회장은 "의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와 국민들이 의료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가야 한다"며 "여기에는 소외층과 취약층을 담보할 수 있는 공공의료 차원의 사회적 안전망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회장은 "공공의료기관에서 경영을 이유로 의사를 문책하고 적자를 운운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고 "과거 지닌 구시대적인 발상을 갖지 않도록 의협 차원에서 노력해 나가겠다"며 민간의료와 충돌이 가속화되는 공공의료에 대한 대책마련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