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의협 정기감사를 앞두고 대의원회 감사단이 수위조절에 고심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9일 의사협회 감사단에 따르면, 12월 4일부터 6일까지 실시될 의협 상반기 정기감사에 의료광고심의위원회와 의협 100주년 기념행사 등 모든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에 돌입한다.
감사단은 의협 집행부에 4~11월에 사용된 사업 예산내역을 20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한 상태로 올해 250여억원(공제회 포함)의 전체 예산 중 굵직한 행사와 사업으로 절반 이상이 사용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감사단은 이중 국회와 갈등으로 불거진 의료광고심의 예산 사용내역과 세계의사회 서울총회, 의협 100주년 기념행사 등을 중심으로 회계내역을 중점,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보 감사는 “의료광고심의의 경우, 지난 5월 정식 공문을 통해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상태로 1차 검토를 마치고 2차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라면서 “여기에는 이번 국정감사로 인한 복지부 내부감사의 자료제출 내역이 총망라되어 있다”며 국회발로 불거진 광고심의 예산에 대한 엄정한 감사를 시사했다.
현재 의협 감사단은 이원보, 김학경 감사 등 2명에서 원활한 감사를 위해 인력증원을 요청해 하청길, 변형규, 최균 감사 등이 추가된 총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사단은 통상적인 정기감사임을 강조하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으나 내년 의협 회장 선거를 앞둔 차원의 감사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주수호 현 회장의 재출마를 비롯하여 경만호 전 서울시의회장, 유희탁 대의원의장 등을 포함해 5~6명이 이미 물밑 선거전에 돌입한 부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학경 감사는 “원칙에 기준을 두나 정기감사가 선거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심스럽다”고 말하고 “얇게 감사를 하면 (현 집행부)봐주기라는, 깊이 하면 타겟을 삼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부담감을 내비쳤다.
감사단은 오는 28일 의협에서 내부회의를 갖고 의협의 제출 자료를 일괄 점검하면서 향후 감사의 방향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원보 감사는 “감사단은 의협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바로잡는데 목적이 있다”고 전하고 “대형 사업 초기부터 감사들이 참여하는 정부와 기업과 달리 사업과 예산을 추후 검토하는 식으로는 제대로 된 감사를 할 수 없다”며 감사 시스템의 제도변화를 예고했다.
회계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주수호 집행부에 이번 정기감사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감사단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