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의료계의 경우, 정권교체가 '의료제도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열렬한 관심과 지지를 표명했던 것이 사실.
정부 출범 초기 당연지정제 완화 등 의료규제 개혁안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이 같은 의료계의 기대가 실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실제 진료현장은 지난 '잃어버린 10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세운 보건복지정책은 의료서비스 산업의 선진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육성에 맞춰졌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여지를 줄여 시장의 자율적 기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그래서 나온 것이 규제완화를 통해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고 의료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고 그 대표적인 것이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도 개선, 영리의료 허용, 첨단 보건의료복합단지 조성, 의료서비스산업 해외진출 등이었다.
그러나 미국산 소고기 파동, 영화 '식코' 개봉에 따른 의료민영화 논란이 터지면서 정부의 갈짓자 행보가 시작됐다. '의료민연화 반대'를 외치며 여론이 악화되자 슬그머니 뒤로 물러선 것. 결국 정부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굳건하게 유지하기로 했고, 의료 민영화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정부가 규제완화, 의료서비스 산업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추진하겠다던 정책들은 의료법에 담긴 '해외환자 유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형국이다.
산하기관장 '물갈이'…장종호 심평원장 낙하산 인사 논란 끝 낙마
한편, 새정부 출범이후 벌어졌던 복지부 산하기관장 전면 재신임 파동도 의료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미쳤다.
앞서 새정부는 본격적인 출항을 알리면서 "새 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명분아래 정부 산하기관 고위직 인사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사정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당시 법적 임기를 1년여 가량 남겨두고 있던 이재용 공단 이사장과 김창엽 심평원장이 옷을 벗었고, 공단과 심평원 감사 및 이사들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이 같은 배경에서 이어진 신임 기관장 선임은 '낙하산 인사'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 결과 의료계의 기대를 모았던 장종호 원장이 여론에 밀려 심평원장에서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는 의료계와 심평원의 관계를 더욱 경색시키는 악재가 됐다.
공단의 경우에도 임명 전부터 '사실상 내정되었다'고 알려졌던 정형근 전 의원이 새 이사장으로 부임해오면서 한동안 '낙하산 인사' '낙천 인사' 논란이 기간안팎을 시끄럽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