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의사협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정단체의 전환을 목전에 둔 대한병원협회는 짐짓 기쁜 기색보다는 ‘표정관리’에 한창이다.
병협은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로부터 ‘법정단체화 가결’을 승인 받은 뒤, 그동안 보건복지부 등 정부기관과 보건의료 현안에 실질적인 협상대상자로 나서지 못했던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병협 관계자들도 ‘병원의 입장을 정부 주요 정책에 반영시키겠다’는 것이 법정단체화의 배경이어서, 2차 진료 기관급 병원에 대한 지원책이 상당 부분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반면 해당 법안의 가결과는 별도로 병협 내부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법정단체 명문화를 반대했던 의협의 주장처럼 이미 회무에 복지부장관의 허가를 받고 있어 지휘체계의 변동 등 조직내외부의 변화가 예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백성길 정책이사는 “그동안 주요한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의견개진이 쉽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분명히 변화라고 볼 수는 있지만,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익제 사무총장 역시 “병원협회는 이전처럼 병원의 권익을 위해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고, 갑작스레 운신의 폭이 달라질 일이 없다”고 전했다.
병협은 오히려 내달 10일을 기점으로 폐업을 선언한 성남 인하병원이나 24일 충북 음성 성모병원 원장 자살 사건 등 중소병원들의 경영압박이 실질적인 위기로 나타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이 같은 현안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편 25일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에서 심의 예정인 ‘병협의 법정단체화를 담은 의료법개정에 관한 청원’은 여야간 공방으로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실질적인 법정단체로의 전환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