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말기로 투병중인 시어머니에게 며느리가 자신의 간 일부를 떼어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경기도 시흥 시에 거주하는 신세대 주부 이효진(29세) 씨.
결혼 2년차인 효진 씨는 4년째 간경화로 투병중인 시어머니 이성숙(52세) 씨를 볼 때마다 늘 가슴이 아팠다.
친딸처럼 늘 신경써주고 맞벌이하는 아들내외를 뒷바라지 해주던 시어머니께 자신이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야속하기만 했다.
그러던 지난해말 시어머니의 증세가 간경화 말기에 이르러 간이식수술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다는 의료진의 설명에 효진씨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은 간기증 가능여부를 위한 조직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간염보균자였던 시어머니로 인해 효진씨 남편을 비롯한 삼형제 모두가 간염보균자로 간기증 불가 판정을 받았고, 시아버지 역시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아 간기증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손위 동서의 경우 둘째 아이를 낳은지 얼마되지 않은 산모라서 결국 마지막 희망은 효진씨였다.
간절한 바람 덕분이였는지 다행이도 간기증 적합 판정이 나오자 효진씨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하기로 하고 지난 3월 16일 오전 7시, 삼성서울병원 중앙수술실에서 자신의 간 60%를 떼어 시어머니 이성숙氏에게 이식해주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식수술 후 중환자실내 격리병실에 입원중인 시어머니 이성숙씨는 "시어머니로서 딸같은 착한 우리 며느리에게 몹쓸 짓을 한 것 같다" 며 눈물을 흘리며 "건강하게 퇴원해서 우리 며느리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맛있게 만들어 주고 싶다 "며 며느리 효진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계속해서 되풀이했다.
며느리 효진씨는 "고부 관계를 떠나 친딸 이상으로 대해 주신 것에 감사한다" 며 "며느리로서 저희 시어머니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구요, 남편도 저희 친정어머니께 똑같은 상황이 생겼으면 당연히 저처럼 결정했을 거래요"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이번 간이식수술을 집도한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조재원·이광웅 교수는 수술 후 이틀이 지난 현재까지 두 사람 모두 양호한 수술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며느리 효진씨는 2주일 정도, 시어머니 이성숙씨는 약 1달 후 정도면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