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청 수석 행정분석관인 김동광 씨가 최근 국민건강을 외면하는 자본주의적 미국 의료 제도의 현실을 지적한 글을 기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김동관 분석관은 ‘세계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자본주의 구조속에서 의사가 선망받는 것은 수입이 많기 때문이다“며 ”이 구조속에는 인술을 펼치는 의사를 찾기 어렵다“며 미국 의료제도의 현실을 꼬집었다.
김 분석관은 “미국은 1인당 평균 의료비 부담은 부동의 세계 1위이지만, 국민이 그만큼 건강한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약값이 너무 비싸 캐나다, 멕시코 등의 접경 지역주민들은 이웃나라에 가서 같은 종류의 값싼 약을 사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값싼 의료보험을 가입한 사람은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고 내치는 경우가 다반사일 뿐더러 간신히 의사를 만나게 되더라도 진료시간 할애에 인색하다.
또 산부인과는 아예 위험부담을 피해 아이를 낳는 것을 중지한 의사가 많아, 백인 여자들은 다른 나라에서 이민 온 색다른 성을 가진 의사밖에 구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내 파산신고의 절반이 의료비 부담에 따른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 김 분석관은 "의료보험을 들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아파 수술을 받을 경우 몇 십만 달러나 되는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파산신고를 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4300만명이 의료보험 없이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동광 분석관은 서부 개척시대 여우골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오스트리아 출신 의사부부가 살게되자 사람들이 모여 마을이 형성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의사부부가 마을을 떠나려 하자 동네 주민들은 만류했고, 이에 의사부부는 마을이름을 옛 오스트리아 수도인 '빈'으로 지어달라고 부탁해 결국 그 마을이 여우골에서 빈의 영어음인 '비엔나'로 일컬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 분석관은 "옛 여우골 의사는 마을 이름을 비엔나로 바꾼 것을 낙으로 삼아 주민을 보살폈는데, 이제 그런 의사를 어디 가서 찾을 수 있을까"라고 탄식하고 "이러하기에 의료제도 개선은 미국 사회가 당면한 크나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