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이 보험자 역할 강화의 일환으로 가입자인 국민들에게 의료기관 선택권 보장을 위해 의료공급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결정해 의료계와 마찰이 예상된다.
공단 이성재 이사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 기고문을 통해 “공단은 가입자인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이 정보를 목적에 맞게 잘 제공할 경우에는 의료소비자는 물론이고 의료공급자의 행태변화도 유발할 수 있어 사회 전체적으로 편익이 크기 때문에 공단은 정보제공 기능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어 “가입자가 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정보와 함께 질적으로 선별된 건강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국내외의 건강관련 사이트 자료에 대한 수집, 분류, 질 평가를 거쳐 2005년부터 이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이에 따라 금년도에는 우선 의료기관의 장비 및 인력 등 현황 중심의 자료를 제공하고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 이사장은 또한 “우리나라 의료제도에서는 선진외국에서 보는 바와 같은 주치의 제도나 단골의사제도가 없고 의료기관의 영리추구 성격과 이에 근거한 과잉진료 경향이 지나치게 강하다”며 “오늘날 한국 의료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의사 장보기(doctor shopping)’와 ‘의료서비스 과다이용’ 현상도 따지고 보면 이런 현상의 결과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단에서는 2002년 하반기부터 사례관리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으며 금년도에는 고혈압, 당뇨, 뇌졸증 등 3개 질환을 대상으로 80개 지사로 이를 확대 시행하고 2006년까지 전국의 모든 지사로 이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수호(주수호외과의원) 원장은 이와 관련 “계약제가 되어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권리와 의무를 주장할 수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으나 현행과 같이 공급자 권리는 전혀 인정되지 않고 부당한 의무만 지우는 강제지정제에서는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이어 “현행 저수가 제도를 개선하여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함께 뒷받침되며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