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노조가 임금협상안을 수용키로 하면서 노사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돼 파업 사태를 모면했다.
대표적인 무분규사업장인 연세의료원이 두달여 동안 임금협상을 하면서 갈등이 증폭된 과정을 들여다보면 병원계의 노사문화가 여전히 후진적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노사협상이 파국으로 치닫게 된 원인중 하나는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보다 힘의 논리가 앞선다는 점이다.
병원은 경영지표를 공개하지 않고, 무조건 따라오라고 강요한다. 노조 역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고통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병원이 해결해야 할 몫으로 돌리고 있다.
병원 특성상 전체 직역이 톱니바퀴처럼 굴러가야 하지만 의사와 일반직간 갈등 역시 점차 노골화되고 있어 언제 뇌관이 터질지 불안하기만 하다.
병원 노사 모두 상생적 문화를 강조하면서도 구호에만 그치다보니 임금협상 때마다 파업 직전까지 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선진 노사문화는 정보 공유와 미래 청사진을 공유하지 못하면 정착될 수 없고, 병원이 살벌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란 점에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