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료원에서 수련중인 일부과 전공의들의 타 수련병원 인턴의 전공의 지원을 막은 행위는 현행 전공의 선발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원서접수를 받는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런 행위가 버젓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이다. 해결책은 전공의 선발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길 밖에 없다. 변화하는 시대 상황을 감안하는 방향으로 모든 과정을 바꿔야 한다.
타 수련병원 출신자의 배척 행위는 관례적으로 묵인되어 왔다. 병원협회도, 수련병원들도 이번 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관례적으로 있어왔던 일’이라고 실토를 했다. 일부 인기과를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했고, 수년전에는 모 대형병원에서 지도전문의가 전공의 선발을 미끼로 거액을 챙겼다 구속된 적도 있다. 무엇보다 ‘팔이 밖으로 굽는’ 선택을 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인턴 성적이 좋고 시험을 잘 치러도 타 병원출신은 합격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전공의들이 많다는 얘기다.
복지부와 병협은 이번 사건 같은 일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지금은 병원에서 자체 징계하는 것 외에 다른 대처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사안별 임기응변식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공의 지원자들이 아무런 장애 없이 원하는 병원, 원하는 과목에 지원하도록 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쇄신책을 내놓아야 한다. 쇄신책의 큰 방향은 민주적인 선발 절차와 투명성 확보이다.